미군 철수는 이미 예정되어있던 수순. 미국은 이란과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할 생각이었지만…
미군 철수는 이미 예정되어있던 수순. 미국은 이란과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할 생각이었지만 아프가니스탄은 현대전 의미에서의 점령이 힘든 곳.
1. 옛날 제국들은 마음대로 아프가니스탄 점령 자주 했음. 페르시아, 알렉산더대왕, 아랍제국, 몽골제국, 티무르제국, 무굴제국 등이 성공적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고 점령하고 접수.
2. 아프가니스탄 점령에 실패하기 시작한 근대 제국으로는 영국이 있는데, 영국이 침공하기 직전에도 아프가니스탄은 시크제국에게 완전히 복속 당하기도 했음.
내가 보기에 차이는 복속하면 살려주고 저항하면 죽여없애는 게 전쟁의 규칙이었던 시절, 땅뺏기 전쟁은 심하면 그 땅에 살던 토착민을 완전제거하고 자신들의 족속들로 그 땅을 채우는 게 가능했다는 것. 특히 2차대전 이후 현대전에서는 더 이상 그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러시아가 그루지야나 우크라이나 땅을 자꾸 빼앗아가는 정도 외에 제국주의적 영토전쟁이 힘듦.
이는 아프가니스탄 뿐 아니고 미국의 이라크 점령 실패에서도 나타남.
3. 영국 소련 미국은 각각 러시아 견제, 공산당 혁명 지원, 이란-중국 견제라는 다른 목적을 가지고 점령하러 들어갔다가 참패.
소련도 사실 1929년에 아프가니스탄 침공했을 때는 쉽게 성공했음. 점령이 아니라 토벌만 하고 물러나는 게 목적이었기 때문.
4. 게다가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교란하기 위해 미국이 무자헤딘을 지원한 게 그 지역(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이란)의 종교적 극단주의의 급속한 팽창을 가져와서 탈레반, 알카에다의 시초가 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는 제국들은 이슬람 극단주의 전체와 싸우게 되기도 해서 이도교 세력에 의한 복속이 더 불가능한 땅이 됨.
아직 파키스탄이나 이란은 필요에 따라 충분히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하고 괴뢰정부를 세울 수 있다고 봄. 같은 종교이자 예전에도 아프가니스탄을 복속시킨 역사가 있기 때문에.
5. 문제는 영국 소련 미국이 포기하고 나간 땅에 눈길을 떼지 못하고 있는 중국.
인도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티베트를 점령하고 미국의 중국본토에 대한 물리적 접근을 막기 위해 수십 년째 북한을 활용해온 중국의 외교정책이 과연 아프가니스탄의 유혹을 거부할 수 있을 것인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점령이 성공하면 아프가니스탄에서 중국 신장으로 연결되는 91킬로 길이의 국경이 매우 뜨거워질 예정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미국의 노력을 배후에서 물심양면으로 교란해온 중국이 미국이 떠나간 뒤 아프가니스탄을 가만히 둘 수 있을까.
중국과 유럽을 실크로드로 연결하는 바로 그 교역로가 그 91킬로의 국경을 지나감. 일대일로의 상징적 의미로라도 중국은 아프가니스탄을 접수하거나 최소한 안정적 우군으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
중국은 알렉산더대왕이나 몽골제국처럼 처참한 무력으로 아프가니스탄을 병합할 것인가, 아니면 영국 소련 미국처럼 전략적 점령을 시도했다가 신장 무슬림까지 각성하는 계기가 될 것인가, 아니면 동남아와 아프리카에서처럼 총알이 아닌 돈을 무기로 아프가니스탄 식민화에 성공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