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폴라로이드에서 안정적인 직장을 얻었던 톰 숄츠는 자기 집에 다양한 전자장비를…

MIT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폴라로이드에서 안정적인 직장을 얻었던 톰 숄츠는 자기 집에 다양한 전자장비를 구축하고 최고의 소리를 찾기 시작했다. 어릴 때 피아노를 잠시 배웠기에 음악 이론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이런 저런 곡들을 녹음하며 실험했다. 이 과정에서 숄츠는 곡에 들어가는 대부분 악기를 직접 배워 연주했다. 결국 거의 세계 최초의 개인 홈 프로페셔널 스튜디오가 탄생했고 여러 곡들을 녹음했다. 이걸로 음반사와 계약에 성공했고 앨범을 발매했다. 대박이 났다. 밴드 [보스턴]의 탄생이었다.

이후로도 숄츠는 거의 모든 결정을 혼자했고 다른 멤버들은 자주 바뀌었다. 이후로도 상업적 성공과 인정을 모두 얻었다. 워낙 완벽주의자라 앨범 발매 주기가 점점 길어졌고 밴드 멤버들도 거의 다 나갔다. 보스턴도 점차 대중의 관심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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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숄츠가 남긴 더 큰 영향은 자신의 앨범들을 녹음하기 위해 직접 제작한 도구들이었다. 이들을 상품화하기 위해 SR&D(Scholz Research & Development, Inc.)라는 회사를 등록하고 ROCKMAN이라는 헤드폰 앰프를 판매했다. 이 발명 덕에 세계 기타리스트들이 기타를 헤드폰 끼고 조용히 연습하면서도 원하는 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소리도 좋아서 80년대 밴드들 중 ROCKMAN 앰프로 앨범을 녹음한 밴드들이 많다. 보스턴이라는 밴드의 성공 덕에 숄츠의 맑고 두터운 코러스 기타 톤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직후에 바로 그 톤을 내는 앰프를 가장 쓰기 편한 형태로 발매했으니 성공할 수 밖에 없었다.

ROCKMAN 브랜드로 아날로그 회로 기반의 컴프레서, 코러스, 리버브, EQ 등을 일체화한 하드웨어 X100, Sustainor 같은 제품을 히트 시켰다. 물리적 회로로 이뤄져있지만 원하는 이펙트를 선택하는 모듈형 톤 아이디어였다. 90년대에 이 ROCKMAN의 기능을 DSP칩으로 구현한 디지털 이펙터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나중에 그 스타일이 VST Plugin 들을 통해 구현되기 시작했다. 사실 세계 음악계에 지대한 영향을 준 셈이지만 이런 제품들 덕에 숄츠의 SR&D는 1994년에 부도가 났다.

SR&D 제품들은 지금도 ebay 에서 고가에 거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