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메지성으로 유명한 효고현 히메지 시에는 밤이면 또 다른 성이 나타나는데…
일본촉매 日本触媒 라는 회사의 공장. 기저귀에 들어가는 초강력 흡수물질 SAP를 생산.
화학물질 공장들은 이렇게 파이프들이 많아서 묘한 느낌이… 하나 하나가 다 특정 물질을 특정 비율로 특정 시간에 움직여 미리 정확하게 계산된 화학반응을 일으키기 위한 파이프들. 이런 공장 지을 때 설계하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외계인들처럼 느껴졌음. 인간이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복잡한 퍼즐을 만드는.
아래 오바마 현상과도 관련 있는 내용.
정치 신인이 등장하면 신인이기에 대중에 그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낮은 인지도와 낮은 기대치가 균형을 이룬다. 근데 어떤 계기에 의해 기대치가 확 올라가는 경우가 있다. 특히 한국 정치에서 주기적으로 부는 '바람'이다.
이게 노무현의 경우처럼 우리의 기대와 실체가 거의 일치하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바람을 탄 정치 신인에게 우리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투영한다. 수백만의 대중이 상상력을 동원해 수백만 개의 이미지를 만들고 그 이미지와 사랑에 빠진다.
시간이 지나 그 사람의 정치적 견해가 공개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고 떠나게 된다. 여기서 이 사람들을 설득해 붙들 수 있으면 그게 노무현이고, 신비주의로 대중의 정보력을 제한해 이 허상을 최대한 유지하고 확대하면 안철수고, 이도저도 아니면 이낙연이 된다.
김대중이나 이재명의 경우는 대통령이 되기 전에 이미 우리와 너무 오랜 세월 많은 투쟁을 해온 사람이라 기대치와 실체간에 간극이 별로 없다. 민주당이 바람이나, 상대의 분열이나, 보수와의 연합에 의지하지 않고 민주당과 국민의 자력으로 정권을 창출할 수 있는, 정책실현율이 예상 가능한 후보라는 점에서 이재명은 민주당에게 독특하고 중요한 자산이다.
이미 하나는 유죄가 나왔고 나머지도 중범죄에서 반란죄에 해당하는 여러 재판이 걸려있는 트럼프 입장에서 유일한 희망은 이번 대선에 당선돼 판을 뒤집고 재판 다 무효 시키고 장기 집권 하거나 시간을 끌다가 백악관에서 노화로 죽는 거였을 겁니다. 그거 하나 믿고 버티고 있었는데 갑자기 바이든이 내려오고 해리스가 확 뜨니 충격이 너무 컸습니다. 한동안 쉬어야 할 정도로.
트럼프의 전 측근들의 의견에 의하면 겉으론 감옥도 문제없다고 큰소리를 치고 있지만 사실 감옥을 극도로 무서워하며, 이렇게 감옥에 수감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을 못 견뎌하고 있고 특히 공개적으로 말하진 않지만 자신이 평소 한없이 깔보는 소수인종 여성에게 지는 모습을 보이는 걸 죽도록 두려워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번 ‘해킹’ 사건을 핑계로 들어 공정한 선거가 불가능해졌다 어쩌구 하며 스스로 후보 사퇴하지 않을까하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게 사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장사꾼인 트럼프는 지금 머리 굴리고 있을 겁니다. 얼마 전 유시민 작가가 하야흥정론을 얘기해서 화제가 됐지만, 트럼프도 바이든-해리스에 '나도 후보 사퇴해서 해리스가 쉽게 당선되게 해줄테니까 나 재판 걸린거 사면 좀 해줘.' 하고 싶을 거고 이미 얘기 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개인적으론 오히려 그걸 노리고 바이든에게서 사면을 받아내기위해 압박용으로 이번 대선에 출마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있습니다.
트럼프는,
1. 대선에 지면 감옥에 갑니다.
2. 대선에 이겨도 당장 급한 불을 끌 뿐, 수많은 검사, 법무장관, 판사들을 모두 위협하고 갈아치워야 재판을 피할 수 있고, 4년 뒤에는 또 다시 방패막이 사라지니 실제로 감옥을 피하기 위해 미국이라는 나라의 민주주의를 끝내야하는데, 말이 쉽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대통령이 돼도 비밀경호국은 트럼프같은 폭도 목숨 지키기에 별로 관심이 없음을 알게 된 지금은 대중을 보면 두려움부터 들겁니다. 대통령 직에 관심 없습니다.
3. 대선 투표 전까지 최대한 몸값을 불려 바이든과 해리스를 위협한 뒤 흥정으로 사면받으면 백악관 귀환은 못해도 자유의 몸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유세 다니며 모금하며 영웅대접을 받으며 여생을 보낼 수 있습니다. 어차피 윤처럼 감옥 피하려고 출마한 거지 대통령이 돼서 뭘 해야겠다는 건 없습니다. 실제로 당선되면 매우 귀찮을 거라 대통령 안하고도 사면 받을 수 있으면 그게 최곱니다.
정상적으로 생각하면 선거가 아닌 이런 흥정을 통해 대통령이 결정되는 게 미국 민주주의에 도움이 될 리가 없으니 해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전임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야 하는 상황도 사실 미국 정통 공화/민주 사람들로서는 달갑지 않습니다. 포드가 닉슨과 비슷한 흥정을 통해 사퇴 시키고 사면 해주는 거래로 장기간의 정치적 논란과 대통령의 수감을 피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예가 있어서 당선되고 싶은 해리스는 물론이고 바이든도 아마 귀가 솔깃할 것 같습니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미국 민주주의 정통성에는 금이 갑니다. 트럼프가 당선이 가능하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미국이라는 나라 전체에 큰 영향을 줍니다. 지지자들은 이미 다시 트럼프 정권인양 점점 더 폭력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거래를 해서 트럼프라는 재앙을 막아도 안그래도 간접선거라 정통성에 목마른 미 대선 제도 자체가 위태로워집니다.
이래저래 트럼프는 큰 인물인 건 맞습니다. 알고 그랬을리가 없지만 AI 혁명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에 AI 경쟁에 핵심이 되는 최신 NVIDIA 칩의 중국 수출과 반도체 자체 개발을 금지해버려 원래 지금쯤 미국과 중국이 목숨걸고 경쟁 중이었어야할 AI 개발은 미국이 혼자서 여유롭게 하는 중인 것도 그렇고, 이제 다시 돌아와 단신으로 미국 민주주의를 끝내버릴 기세로 돌아다니는 것도 그렇고, 한없이 가벼운 악당이지만 역사의 중심에 서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