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켓 엔진이라는 게 일단 프로젝트 목표만 달성하면 되고, 일회용이었고, 엔진의 이런저런 성능을 향상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궤도에 화물을 보내는 비용을 늘리는 우주개발의 특성 때문에 우주개발 경쟁이 붙었던 60년대 이후 성능향상은 커녕 경쟁이 끝나며 예산이 사라지자 있던 기술도 많이 소실된 상태다. 60-70년대의 나사는 여러 사람을 달 표면에 보내고 데려오는데 성공했었지만 지금의 나사는 그 노하우를 잃은 상태다. 그래서 스페이스X가 만든 Raptor 1 엔진은 스미소니언 우주항공 박물관 가면 볼 수 있는 50-60년대 디자인된 로켓 엔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성공적인 엔진 디자인을 최대한 덜 건들고 따라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Raptor 3는 이제 좀 현대기술이 적용된 느낌. 겉으로 보기에 더 세련돼 보이는 건 둘째치고 저 많은 전선과 파이프를 줄인 걸 보면 효율을 높이면서도 디자인 단순화에 성공한 거다. 이런 단순화의 가장 큰 혜택은 오작동이 일어날 수 있는 부분들의 수 자체를 줄여버릴 수 있다는 거다. 무게를 줄이고 비용을 줄이고 재발사에 유리한 쪽으로 성능향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순화다. 과장하면 70년대 이후 50년간 정체돼 있던 로켓 엔진 기술이 처음으로 진보한 걸로 보인다. 실제 상용으로 쓸만할지는 많이 쏴봐야 알겠지만, 우주 개발을 좀 아는 사람들은 랩터3 때문에 지금 흥분한 상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