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이게 일본이 한국을 아직 식민지-아랫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란 말이지? 이미 독립한지 오래됐고…

그러니까 이게 일본이 한국을 아직 식민지-아랫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란 말이지? 이미 독립한지 오래됐고 이제 경제적으로도 비슷해진 한국이지만 미국-일본-한국으로 이어지는 위계질서/주종관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라고 계속 신호/압박을 보내는 중.

후쿠시마 농산물을 미국 중국 한국 등이 금지했지만 한국만 WTO에 제소하고, 이유없이 반도체 원자재를 한국에만 안보내고, 근데 코로나 상황이 안 좋아지면 “왜 한국은 일본을 돕지 않는가” 이런 소리를 부끄럼 없이 하는 것도 이를테면 “쇼군이 위협에 처했는데 다이묘가 왜 지원하지 않는가”라는 의미고 이번 정상회담 관련 과정도 “조선의 다이묘 문재인은 왜 어서 일본에 와서 쇼군 스가에게 복종하지 않는가” 라는 뜻이고.

미국이 자국 선수들에게 먹일 음식을 공수하는거야 미국이 옛날로 치면 천자의 나라니까 신하 일본이 뭐라할 입장이 아닌 거고. 평창올림픽 때 일본이 자국 선수들에게 음식 공급을 따로 했던 것도 쇼군이 다이묘 따위랑 겸상할 수 없어서이고, 이번에 한국이 한국선수들에게 도시락 제공하는 건 “감히?!”가 되는 것.

이게 우리가 생각하기엔 얘들 미친거 아닌가 싶지만 무역갈등 때나 요즘 나오는 발언들 봐도 한국에 사는 사람들 중에도 미국-일본-한국의 주종관계를 완전히 내제화하고 있고 한국의 국격/국력 상승으로 그 위계질서가 깨지는데에 굉장한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 많음. 주로 일본 유학파나 예전에 일본이 영화/드라마/패션/공공질서 등에서 한국에 비해 세련됐던 시절에 교육받았거나 감명받았던 사람들 중에 "한국이 일본에 숙여야 하는 게 당연한거 아냐?"하는 사람들 많음.

더 웃긴 건 얼치기 좌파들 중에도 이런 사람들 많음. 사회주의를 공부하고 이해하려면 당연히 자유 평등 박애에 근본한 사고를 해야하는데, 그러면 당연히 국가 대 국가 경쟁, 민족주의, 국가주의 이런 다양한 종류의 차별에 거부감이 생길 수 밖에 없음. 근데 그 세계주의 성향이 일부에게는 이런 식으로 작용하는 듯. "나 한국사람 맞아. 근데 그렇다고 무작정 한국편을 드는 건 촌스럽고 구리지. 난 심지어 한일 갈등에서도 내 나라 편을 드는 마초 징고이즘을 거부해. 민족감정, 일제 만행 그런 건 나랑 상관 없고, 한국은 왜 자꾸 일본한테 불평해? 이미 사과 했잖아. 일본이랑 싸우면 바로 질 건데 바보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