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이토록 버틸 줄 몰랐다. 전쟁이 길어지며 인구 손실, 경제 손실, 전력 손실까지 세트로 겪고 있는데…

러시아가 이토록 버틸 줄 몰랐다. 전쟁이 길어지며 인구 손실, 경제 손실, 전력 손실까지 세트로 겪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경제는 성장하고 있고 전선도 러시아 쪽으로 기울고 있다. 모두가 흔들릴 거라던 예측은 빗나갔다. 전시경제 체제. 이 단어 하나로 요약된다. 군수 중심 생산 체제로 돌입하면서 공장이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고, 고용과 소비가 살아났다. 전쟁은 돈을 태우지만 동시에 돈을 돌린다. 장기적으로는 불안하지만 당장 스스로 붕괴될 일은 없어 보인다. 경제제재가 독이 될 줄 알았는데, 이건 자산을 러시아에 헌납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서방 기업들이 철수하며 남긴 자산과 인력은 고스란히 러시아의 것이 되었고, '짝퉁 맥도날드', '러시아 스타벅스' 같은 복제 브랜드가 그대로 운영됐다. 덕분에 자급자족 역량까지 늘었다. 한마디로, 제재가 독립을 가속화한 셈이다. 실업율까지 떨어지고 있다. 탱크는 많이 잃었지만 대신 새로운 무기를 얻었다. 우크라이나는 지금 러시아의 전술 실험장이 됐다. 드론 자폭술, 대드론 방어, 전자전, AI 기반 타격 체계 등 서방이 아직 실전 적용 못한 기술을 러시아는 이미 전장에서 굴려보고 있다. 약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인명 손실을 감수하며 21세기형 군대를 시험하는 중이다. 서방의 제재는 처음엔 강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피로감이 생기고 있다. 인도, 중국, 터키, 이란 등 비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와의 거래를 더 늘렸고, BRICS는 루블-위안 직거래 체계 같은 새로운 결제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다. 결과적으로 러시아는 글로벌 대체 경제권의 중심 중 하나가 됐다.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다. 그는 NATO 약화, 우크라이나 지원 중단, 러시아와의 협상 강조 등 친러시아적 입장을 명확히 해왔다. 푸틴 입장에선 서방의 분열, 특히 미국의 후퇴는 전선보다 더 큰 기회다. 우크라이나는 고립되고, 전쟁 조건도 러시아 쪽으로 유리하게 재편되고 있다. 3년째 전쟁을 치르고도 푸틴 정권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반란도 없고, 대규모 시위도 없다. 이유는 단순하다. 정보통제, 애국주의 선전, '문명 전쟁'이라는 프레임, 그리고 최소한 생존은 가능하다는 신뢰. 통제는 강력하고 대안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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