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비춰주는 행정은 정치라는 필터를 통해 전달되기 때문에 모든 게 좌우 대결처럼 비춰지기 쉽다. 근데 그…

언론이 비춰주는 행정은 정치라는 필터를 통해 전달되기 때문에 모든 게 좌우 대결처럼 비춰지기 쉽다. 근데 그 속에 들어가서 보면 바로 알 수 있는 게, 행정은 정치적 의지 vs 공무원의 관성 싸움이다.

좌우 관계없이, 어떤 종류의 개혁이던 저지시키는 게 공무원 사회의 관성이다. 그들이 정치적으로 보수적이긴 하지만 우파 정치인이 권력을 잡고 뭘 고치려고 한다고 협조하지 않는다. 그냥 원래 돌아가던 구조를 건드리는 걸 매우 싫어한다.

그렇다고 공무원들이 공공의적이고 줄여야하고 없애야하는 대상이냐하면 그렇지도 않다. 행정의 구석구석까지 알 수가 없는 정치인들이 그것도 몇년에 한 번씩 바뀌며 권력을 잡아도, 심지어 박근혜같은 인물이 대통령이 돼도 당장 망하지 않고 나라가 돌아가는 게 공무원들의 관성 때문이며, 행정의 노하우가 세대를 뛰어넘어 축적되는 것도 공무원들 덕이다.

박원순이나 이재명같은 가끔 등장하는 행정의 달인들은 공무원들을 어떻게 다뤄야하는지 아는 사람들이다.

반면 정치적 이상이나 품성은 더할 나위없이 훌륭하지만 공무원 세력에 완전히 포섭되는 노무현/문재인 대통령같은 사람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