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돌아가는 꼬리부분은 살아있는 조직이 아니라 손톱이나 머리카락같은 죽은 조직이다. 따로 영양분이 필요없다….
저 돌아가는 꼬리부분은 살아있는 조직이 아니라 손톱이나 머리카락같은 죽은 조직이다. 따로 영양분이 필요없다. 그래서 혈관 등 영양분/에너지 공급이나 신호를 주고받을 신경조직이 필요없다. 그래서 양성자를 활용해 화학전기작용으로 자유롭게 한 방향으로 초당 수백번 회전하는 게 만드는 게 가능하다.
자연에 미세 단위에서는 이렇게 자유회전하는 모터까지 존재하지만 세포로 이뤄진 진정한 생물학적 축(axle)과 바퀴는 존재하지 않는다. 축에서 자유롭게 도는 바퀴를 생성할 수 있으면 얻을 수 있는 엄청난 효율이 있지만 진화는 수십억년의 시간에도 불구하고 축을 개발하지 못했다.
축에 완전히 고정되지 않고 혈관과 신경이 걸리적 거리지 않고 자유롭게 돌 수 있는 바퀴나 몸에 고정되지 않고 자유롭게 돌 수 있는 축을 만들려면 바퀴나 축이 다시 저 편모처럼 죽은 조직이거나 해야하는데 현실에서 타이어도 인공고무도 못쓸만큼 천연고무의 탄성과 견고함이 있어야 운전이 가능하다. 계속 자라고 변화하고 손상을 수리하며 살아야하는 생물이 죽은 조직으로 된 바퀴와 축을 달고 다니는 건 이래저래 힘든 조합이다. 현실 자연 세계에 꼭 바퀴로 다녀야할 완전한 평지가 그렇게 흔하지도 않다.
진화는 항상 있는 부품을 가지고 기능을 만드는 수 밖에 없는데, 우연과 변이를 통해서는 자유회전하는 축과 바퀴를 완성하거나 그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조직을 만들 계기가 생길 일이 없다. 나무에서 뛰어내리는데 점점 멀리 뛰는 게 유리한 다람쥐는 넓은 앞다리가 글라이딩에 유리해서 서서히 날개를 진화시킬 수 있지만, 축과 바퀴는 자유회전 가능한 구조가 최종적으로 완성되기 전까지는 아무리 비슷한 모양이라도 아무런 기능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