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소년들과 청년들에게 더 해당돼는 얘기겠지만 감명깊었던 책이나 영화 속 인물에 푹 빠져 삶의 태도까지 거…
특히 소년들과 청년들에게 더 해당돼는 얘기겠지만 감명깊었던 책이나 영화 속 인물에 푹 빠져 삶의 태도까지 거기에 바탕하고 그 인물들을 모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꼭 어떤 인물이 아니더라도 어떤 특정 관심사를 자신의 인생의 중심에 놓는 사람들도 많다. 흔히 오타쿠라고 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평생 군대 때 얘기 밖에 못하거나 하는 경우도 감명인지 트라우마인지 분간하기 힘든 자아의 흔들림을 경험한 경우다. 나도 언젠가 이외수 소설 속 주인공에 심하게 이입해 살았던 적도 있고, 로버트 하인라인 소설속의 다양한 현자들의 지혜에 의지하던 때도 있었다. [네 멋대로 해라]에 빠져 살 때는 가끔 내 입에서 나오는 양동근 말투에 아무도 모르게 얼굴이 빨게진 적도 있었고. 한동안 그렇게 내 정신을 흔들어 놨던 영화 중 하나가 [파이트 클럽]인데 은근 서양남자들도 저 영화 보고나서 막 무정부주의 될대로되라 탈소비자주의 등등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던 모양. 특히 저런 가치를 매우 폭력적으로 전파하며 새로운 운동의 지도자가 돼 절대적 충성을 받는 타일러 더든은 젊은 백인 남자 참새들에겐 방앗간 같은 존재라고 한다. 좌파 성향이면 반사회적 반기득권적인 성향에 푹 빠지고, 우파 성향이면 그 폭력적 매력과 태도, 자신감, 스타일에 빠지고. 아이러니는 영화가 말하려던 건 아마도 그렇게 카리스마가 됐건 사회적 압박이 됐건 자발적 추종을 멈추라는 거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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