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잉글랜드는 왕위 계승을 둘러싸고 귀족 가문들끼리 피를 보는 내전을 치렀다. 이른바 ‘장미 전쟁’이다…

15세기 잉글랜드는 왕위 계승을 둘러싸고 귀족 가문들끼리 피를 보는 내전을 치렀다. 이른바 ‘장미 전쟁’이다. 국왕 헨리 6세를 옹립한 랜캐스터 가문은 붉은 장미를 상징으로 삼았고, 이들은 막대한 토지와 재산, 정치 네트워크를 통해 조정과 국왕 곁에서 권력을 장악했다. 귀족 출신의 막강한 재력가 집단이자, 왕실과의 혼인과 궁정 정치술을 통해 권력의 중심을 지킨 가문이었다는 점에서 잉글랜드 정치의 실질적 조종자 역할을 했다. 이에 맞선 요크 가문은 백색 장미를 깃발에 내걸고, 랜캐스터보다 훨씬 오래된 왕족 혈통을 내세우며 왕좌를 정당화했다. 귀족 연합의 지지를 등에 업은 그들은 강직하고 보수적인 귀족 연합체의 성격을 띠었고, 전투와 혈통, 명분을 앞세워 치열한 내전을 이끌었다. 혈통을 중시하고 명예와 충성심으로 결속된 집단이라는 점에서 귀족 정치의 또 다른 축이었다. 한편, 웨일스 국경지대의 몬마우스 가문 같은 변경 귀족들은 규모는 작았지만 전쟁터에서 단련된 무력과 실전에 강한 군사적 전통을 지녔다. 대영제국의 핵심 무장이었던 헨리 5세가 바로 이 지역에서 태어났고, 이들의 후예들은 항상 국왕을 위해 싸우는 충성스러운 전사 귀족으로서 명성을 쌓았다. 중앙에서 멀리 떨어진 변방에 있지만 전장에서 언제나 핵심 역할을 맡으며 전투를 통해 존재감을 증명하는 가문이었다. 부와 권력으로 궁정을 장악한 가문, 명예와 혈통으로 싸우는 귀족 연합, 변방에서 군사적 충성심으로 존재를 증명하는 전사 가문이라는 구도는 [왕좌의 게임] 서사의 주요 귀족 가문들을 형성하는 뼈대가 되었다. 라니스터, 스타크, 몰몬트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