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2월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마오쩌둥이 헨리 키신저와 마주 앉았다. “중국은 가난한 나라입니…

1973년 2월 1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마오쩌둥이 헨리 키신저와 마주 앉았다. “중국은 가난한 나라입니다. 가진 건 별로 없어요. 여성 인구가 너무 많다는 걸 빼면 말이죠.” (웃음) 키신저가 재치 있게 받아쳤다. “그쪽은 수입 할당제도 없고, 관세도 없겠군요.” (더 큰 웃음) 마오는 망설임 없이 직구를 던진다. “원하신다면 수만 명쯤 보내드릴 수 있어요.” 저우언라이 총리는 옆에서 슬쩍 보탠다. “물론 자발적으로 간다는 전제 하에.” 마오는 다시 웃으며 마무리한다. “그들을 미국에 보내면 재앙을 일으킬 겁니다. 우리는 짐이 줄어들겠고요.” (폭소) 기록은 CIA 해제 문서(“Memorandum of Conversation between Chairman Mao and Dr. Kissinger,” 1973년 2월 17일)에 분명히 남아 있다. 당시 마오의 발언은 농담처럼 들렸지만, 그 표정과 맥락을 보면 절반쯤은 진심이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인구 문제는 이미 심각했고, 중미 간 외교 카드로 인구를 꺼내든 이 대목은 정치가 아니라 무역협상에 가까웠다. 당시 미국은 비엣남전의 후폭풍과 여성해방운동, 인종갈등으로 정신없던 시기였다. 거기다 중국 여성 수만 명이 “이민”을 오겠다고 하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키신저는 웃으며 받아쳤지만, 웃음 뒤에 계산기 돌아가는 소리는 마이크에 안 잡혔을 뿐이다. 이 발언을 듣고 닉슨이 뭐라 했는지는 공식 기록에 없다. 다만 키신저는 워싱턴 복귀 후, 내부 회의에서 “중국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더 냉정하고, 훨씬 더 유연하다”고 보고했다. 정치가 말장난처럼 보일 때, 사실 그 말장난이 핵보다 무서운 신호일 때가 있다. 1970년대 초, 미중 수교는 탁구가 아니라 이런 대화들 속에서 이루어졌다. 사람 수를 무기로 꺼내는 나라. 그걸 듣고 계산하는 나라. 그리고 50년 후, 그 이야기조차 잊어버린 나라들. 트럼프는 올해 하버드 대학이 외국인 학생들 등록하는 걸 막았고 법원에서 다시 트럼프를 막는 가처분 명령을 내린 상황이다. 트럼프가 성공하고, 그들을 받아주겠다고 발표한 홍콩 과기대에 수천명의 하버드 학생들이 가게 된다면 이건 희극으로 봐야하는 건지 운명의 장난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