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쿡에 젊은 세대가 부자들에 대한 극도적인 혐오감을 보이는 성향이 있는데, 이들은 각자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월세를 꼬박 꼬박 내야하다니. 집주인들은 모두 죽어야해." 라던가 "월급을 안올려주다니. 모든 고용자들은 죽어야해." 이런 식이다 보니 어떤 하나의 체계적 이념으로 결집되거나 과거의 사회주의 이념 등으로 연결되는 일이 드물다. 그냥 "내 돈 남에게 주는 거 싫어. 남의 돈 내게 오는 거 좋아." 수준을 못 벗어난다.
단결도 의식화도 거부하는 新무산계급이 등장하는 건가, 예전 세대도 원래 다 이랬는데 운동가들이 노력해서 힘을 모았던 건가.
"한국 전통극에는 영노라는 캐릭터가 있는데, 부자 100명을 먹으면 승천한다.
– 지금 당장 소환하면 안될까
– 힘내라 영노야!"
키프로스 Cyprus 바로샤 Varosha.
70년대에 분단되면서 그리스 계와 튀르키예 계가 대치하는 경계선에 있던 휴양도시가 유령도시가 됨.
흔히 잘 모르거나 그리스 계 섬나라를 옆에 튀르키예가 침공한 걸로 생각하는데, 사실 반대. 역사적으로 동로마제국과 아랍제국 때부터 키프로스를 두 제국이 공동 지배 했을 정도로 동서의 경계점에 있는 나라고, 튀르키예 계보다 다수였던 그리스 계가 그리스 군사정부의 사주를 받아 키프로스 정부를 뒤집고 튀르키예 계를 억압하고 공격하다가 튀르키예 정규군 투입으로 사태가 빠르게 진압됐음.
지금은 사실 남북 교류가 자유로운 상황이지만 바로샤는 이미 인간 접근 금지의 자연보호구역 같은 곳이 되어버린 상태. 한국도 통일 되더라도 비무장지대는 아마 꽤 오래 유지될 것. 지뢰도 있고, 생태계도 너무 방대하고.
중국은 8가지 다른 문자체계를 쓰는 국가들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 이거 생각해보면 꽤 신기한 거. 이 세상에 독자적인 문자시스템을 가진 언어라는 게 그렇게 많지도 않은데… 유럽쪽은 거의 라틴 아니면 그리스/키릴이고.
더 넓게 분류하면 세상엔 세가지 문자 체계 밖에 없다. 이집트 상형문자에서 출발한 문자, 한자, 그리고 한글.
아까 읽은 박문수-영조 에피소드들도 그렇고, 조선이 500년이나 간 건 다 이런 이유가 있음.
난 일반적인 왕조의 수명은 200-300년으로 잡는데, 조선은 한 두명의 성군에 의존하지 않고 공무원 조직과 (아주 과하다 싶은)기록과 감시기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라 자손 중 몇명은 좀 이상한 임금이 나와도 나라가 오랜 세월 버틸 수 있었던 것.
우리가 돌궐로 알고 있는 역사 속의 부족이 사실 튀르크 부족이다. 중앙아시아-동북아시아 어딘가, 아마도 오늘날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살던 부족인데, 5-6세기 경에 몽골부족들의 세력확장에 밀려나서 중앙아시아로 옮겨갔고, 몽골 세력 팽창 역사와 함께 16세기까지 계속 여러 곳으로 퍼진다.
뿔뿔이 흩어져 사라진 게 아니라 자기네 언어와 문화를 지키며 정말 수많은 나라를 세운다. 워낙 많아서 비교적 충실한 편인 한국의 역사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는 나라 이름들이 대부분이다. 우리도 알 이름들만 뽑으면 먼저 킵차크 칸국이 있다. 몽골 제국이 분열되며 생긴 칸국이지만 원래 몽골에 정복당하기 전부터 튀르크 족이 킵차크라는 나라를 이루고 있었고 킵차크 칸국의 인적 구성도 대부분이 킵차크 튀르크 족이었고 킵차크 튀르크어를 공식언어로 썼다. 이 킵차크 칸국이 바로 러시아 남부를 지배했던 "몽골"이었다. 비슷하게 중동과 페르시아 지역을 지배한 티무르 제국과 인도를 지배한 무갈 제국도 튀르크 족 지배세력의 나라들이었다. 겉으로는 몽골제국의 후예라고 주장했지만.
또 알만한 이름을 뽑으면 셀주크 제국, 그리고 오스만 제국이 있다. 11세기까지 그리스어를 쓰는 "로마인"들이 살던 지금 터키 땅을 처음으로 정복한 튀르크 족이 오구즈 튀르크 족의 나라 셀주크 제국이었다. 오스만 제국은 동로마 비잔틴 제국을 정복하면서 아프리카에서 유럽까지 달하는 영토에, 로마 황제 호칭까지 가져가서 공식적으로는(?) 오늘날 로마 제국의 후계는 오스만 제국의 후신인 터키/튀르키예가 된다. 터키 외에 아르제바이잔과 투르크메니스탄도 터키와 같은 오구즈 튀르크 족 나라다.
주로 차가타이 칸국의 튀르크족 후예들이 세운 나라가 우즈베키스탄이고 옆에 카자흐스탄, 키르기스탄은 킵차크 튀르크 족이다. 엄밀히 따지면 불가리아도 튀르크 족으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슬라브 족 다수가 됐다.
터키,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은 서로의 언어를 상당부분 알아듣는다. 예전에 우랄알타이어족설이 있을 땐 한국어도 터키어와 호환되고 유사사학 쪽에서는 우리랑 같은 민족이라는 말까지 나왔었는데 이젠 그냥 상징적인 형제국이라고 하는 것 같다. 언어적 연결고리는 거의 없는 걸로 보이고.
오늘날 존재하는 튀르크족 국가만 합쳐도 세계 몇위 되는 땅넓이에 천연자원도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다시 유럽/중동 맹주가 되려고 군사력을 엄청 키우고 있는 터키/튀르키예는 범튀르크연방을 세우자고 하고 있다. 중앙아시아가 소련 시절 이후 러시아 뒷마당이었다가 중국 자본에 많이 끌려간 상황인데, 터키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