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s August 2025

미국은 한때 ‘에너지 독립’을 이뤘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셰일오일 붐 덕분이었다. 수압파쇄와 수평시추 기…

미국은 한때 ‘에너지 독립’을 이뤘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셰일오일 붐 덕분이었다. 수압파쇄와 수평시추 기술로 자국 내 원유 생산량을 세계 1위까지 끌어올렸고, 중동 석유에 더는 의존하지 않아도 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 산업은 처음부터 구조가 허약했다. 셰일 유정은 시추 이후 빠르게 고갈된다. 1~2년만 지나도 생산량이 반토막 나고, 새로운 유정을 계속 뚫지 않으면 유지가 불가능하다. 이 과정에 드는 자본과 장비 비용이 커서 유가가 조금만 떨어져도 바로 적자다. 문제는 정제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셰일오일은 경질유라 정유공장에서 처리하기 까다롭고, 미국의 기존 정유 인프라는 오히려 수입 중질유를 기준으로 설계된 게 많다. 미국이 원유를 수출하면서도 동시에 수입을 계속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게다가 셰일 산업은 애초에 내실이 없었다. 2010년대 붐을 일으킨 건 기술이 아니라 돈이었다. 헤지펀드와 사모펀드들이 앞다퉈 투자하면서 셰일 유정이 우후죽순 생겼고, 단기 생산량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익은 거의 없었고, 적자를 감추며 확장만 하다가 2020년 유가 폭락과 함께 줄줄이 파산했다. 지금 남은 기업들도 근근이 버티는 수준이다. 생산은 줄었고, 이익이 나더라도 대부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에 쓰고 있다. 신규 투자 여력은 없다. 이제 셰일은 성장 동력이 아니라 유지가 어려운 고비용 산업으로 바뀌었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의 전략비축유(SPR)다. 원래 7억 배럴 넘게 비축돼 있던 SPR은 최근 몇 년간 유가와 물가 통제를 위해 방출되면서 절반 가까이 줄어 현재 약 3억7천만 배럴 수준이다. 다시 채우는 데는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정치적 동력도 없다. 결국 위기 상황이 오면 미국은 단기 대응 능력을 상당 부분 잃은 셈이다. 셰일은 비싸고 불안정하고, SPR은 비었고, 수입 석유는 여전히 필요하다. 재생에너지 전환도 생각만큼 빠르지 않다. 태양광과 풍력은 늘고 있지만, 운송 연료나 산업용 열에너지는 대체가 어렵고, 전력 저장·송전 인프라 문제도 남아 있다. 결국 이 모든 요소가 겹치면 미국은 다시 중동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 UAE, 이라크 같은 산유국들과의 관계가 다시 중요해질 수밖에 없고, 미국이 잠시 동안 탈중동을 외칠 수 있었던 건 셰일이라는 거품이 일시적으로 가능하게 만든 착시에 가까웠다. 셰일이 구조와 생태계를 바꾸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면, 미국은 다시 기름줄을 따라 중동으로 회귀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세계 전략에 큰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추월해오는 중국의 압박에 큰 그림보다는 당장 급한 불 끄기에 집중하고 있다.

방산은 사람 목숨(혹은 대량 살상)을 다루는 업계고 국가간 거래다 보니 일반 상거래와 비슷한 부분도 있고 다…

방산은 사람 목숨(혹은 대량 살상)을 다루는 업계고 국가간 거래다 보니 일반 상거래와 비슷한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다. 기본적으로 무기를 팔면 일부라도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해줘야 운용이 가능하다. 계약하기 전부터 기술 노출은 시작된다. 이걸 얼마나 잘 조절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장기적인 사업 여부가 결정된다. 몇번 팔았더니 그 나라에서 직접 비슷한 걸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 안된다. 한국도 독일 잠수함, 러시아 무기와 미국 무기 기술을 리버스 엔지니어링 해서 지금 무기 기술을 만들었다. 북한도 러시아 스커드 미사일을 뜯어보고 지금의 ICBM까지 만들어냈고, 중국도 러시아 무기와 우주 개발 프로그램을 대놓고 카피해서 지금 수준을 이뤄냈다. 그래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자국용과 수출용 무기의 기술 격차를 크게 유지한다. 방어적으로 보면 이렇지만 미국이나 러시아처럼 패권이 있으면 그 패권 유지에 무기체제도 활용될 수 있다. 역시 사람 목숨과 주권이 걸린 일이라 이것저것 서로 호환 안되는 무기들을 가져다 비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없다. 이왕이면 한 체계 무기들로 통일하는 게 유리하다. 장사만 잘하면 언젠가 독점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세계적으로 조선업이 망한 선진국이 많은 상황에 한국 조선업은 최고점을 찍었고, 갑작스런 세계 질서 혼돈으로 수요는 급속도로 늘고 있다. 한국보다 배를 더 많이 만드는 건 중국인데 서방은 중국에서는 살 수 없는 군함들이 필요하다. 그럼 미국이 우리에게 했던 것처럼 상대에 따라 판매하는 기술 수준을 관리할 겸 복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 운용+정비+업그레이드+탄약+부품+훈련+소프트웨어를 함께 팔아 우리가 직접 그 나라에 들어가서 운용해주는 통제 시스템이 필요하다. 한번 팔면 수십년 단골 고객을 만들어야 한다. 무기 값보다 유지보수에서 오는 이윤이 더 크다. 사실 이게 방산의 묘미다. 드론 등 새로운 기술로 수십년간 의존했던 기존의 무기들이 무력화 되는 상황에 개별 무기를 팔기보다 컴퓨터 보안 프로그램 팔듯 "드론 공격 방어" "군/에너지 시설 해킹 보안" 등 분야로 나눠 종합적인 솔루션을 팔아야 한다. 급변하는 상황에 대응하는 능력을 팔아야한다. 그냥 고객이 아니라 우리 우방국이 되고, 더 나아가 우리에게 의존하는 국가들을 만들어야 한다. 방산 뿐 아니라 외교, 문화, 영향력 경쟁이다. 장기적으로 우리에게 우호적인 국가들을 연합으로 묶고 그 방어 체계를 우리가 책임지는 게 자연스럽다. 미국과 소련도 그렇게 했다. 드론에서 볼 수 있듯 이중사용(dual use) 응용기술이 중요해진다. 항공우주, 드론, 반도체, AI 모두 중요해진다. 이런 기술들을 대부분 이미 갖고 있고 중국을 제외하면 최고의 생산기반을 갖춘 나라가 한국이다. 게다가 한국 방산 업계는 단독 업체가 독점하고 있지도 않고 너무 많은 업체가 난립하고 있지도 않다. 정말 적당한 상황이다. 방산은 다른 사업과 달리 죽음과 평화를 파는 장사다보니 전에 없던 위험 부담도 생길 수 있다. 캄보디아인들은 지난달 태국이 사간 한국의 LIG 미사일에 의해 거의 일방적으로 학살됐다. 아직 그 여파가 느껴지진 않지만 캄보디아와 우리 관계가 이 일로 더 가까워질 일은 없다. 특히 미국이 떠난 중동에 당장 방산 수요가 가장 커서 한국의 주요 고객이 되고 있는데, 주로 이란에 대항하는 쪽에서 사간다. 그럼 이란,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등과 한국이 갈등관계가 될 수 있다. 그냥 물건만 팔면 되는 게 아니라 세계 전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기본적으로 우리 무기 체계는 미국 체계의 일종이니 미국의 전략에 묻어가는 게 가장 쉬울 수 있고, 좀 더 야심적으로 브릭스 등 다른 지역들과 균형을 맞추는 것도 가능하다. 미국 러시아 중국 다음으로 프랑스였는데 이제 한국 방산을 프랑스 위에 놔도 될 것 같다. 아직 판매규모에서는 한국이 기존 플레이어들에 비해 미미하지만 기술력과 경쟁력에서 이제 무섭게 성장할 때가 왔다.

1. 알라스카 북부에서 남하하던 러시아는 사실 북 캘리포니아 소노마에 Fort Ross라는 기지까지 지었었다…

1. 알라스카 북부에서 남하하던 러시아는 사실 북 캘리포니아 소노마에 Fort Ross라는 기지까지 지었었다. 원래 북 캘리포니아 전체를 편입하려는 계획이었다. 2. 나폴레옹은 인도 침공을 기획하고 있었다. 러시아와 동맹을 맺고 영국 동인도회사가 잡고 있던 인도를 뺏어올 계획이었으나 무산됐다. 3. 일본은 미국과 전쟁시 파나마 운하를 습격해 미해군의 이동 경로를 차단할 계획이었으나 그를 위한 I-400 잠수함과 세이란 폭격기 생산이 늦어져서 포기했다. 4. 스페인은 1570년대에 명나라를 점령할 계획을 세웠으나 필리핀을 점령하고 보니 명나라는 너무 커서 포기했다. 5. 미국은 1930년대에 영국과 전쟁이 나면 영국령이었던 캐나다를 침공해 합병할 계획을 세웠었다. 6. 브라질은 19세기부터 계속해서 주변국을 합병해 라틴아메리카 제국을 세우고 싶어했고 여러 차례 시도했다. 7. 이탈리아의 무솔리니는 에티오피아 침공과 리비아 점령을 통해 아프리카에 신로마제국을 건설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추가로 마다가스카르를 점령해 유태인 지역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했다. 8. 고려 공민왕과 우왕 때 원나라를 정벌할 계획을 세우고 실제로 최영과 이성계를 중심으로 정예군을 조직했다. 위화도에서 일이 벌어져 조선이 건국되고, 300년 뒤 조선 효종이 다시 청나라 정벌을 기획하나 그땐 청나라가 최강일 때라… 사진은 세이란 폭격기를 탑재할 수 있었던 일본의 I-400 초대형 잠수함. 45년 7월에야 완성돼서 별 역할을 하지 못했다. 당시로서는 말도 안되는 운항범위(전세계)와 크기였다. 역사상 공격용 비행기를 탑재한 유일한 잠수함이었다. 다행히 한번도 폭격기는 출격하지 못했다. 조종사와 관측수는 임무 끝나면 기체를 잠수함으로 회수하는 게 어차피 기술적으로 불가능해서 바다에 착륙하거나 항복하거나, 나쁘게 되거나 하는 수 밖에 없었다.

2차대전을 일으킨 독일군은 7백만 사상자가 나왔는데, 그 중에, 미국이 백만, 영국이 30만, 프랑스 2…

2차대전을 일으킨 독일군은 7백만 사상자가 나왔는데, 그 중에, 미국이 백만, 영국이 30만, 프랑스 20만 정도씩 독일군을 서부전선에서 무찔렀고, 나머지 5백만의 독일군을 소련이 동부전선에서 잡음. 우리가 아는 2차대전 관련 영화, 소설 등 스토리의 5배 더 참혹하고 5배 더 많은 이야기가 동부전선에서 벌어졌음. 우리는 이걸 미국이 주인공인 전쟁으로 배우지만, 사실상 독일과 소련의 전쟁이었는데 유럽과 미국도 큰 역할을 했던 걸로 봐도 무난.

임진왜란에는 일본, 조선, 명나라가 각각 15만 정도씩 동원. 다해서 45만 명이 싸운 대전. 당시 유럽에…

임진왜란에는 일본, 조선, 명나라가 각각 15만 정도씩 동원. 다해서 45만 명이 싸운 대전.

당시 유럽에서 벌어지는 전쟁들은 많아봐야 2-3만명이 싸우는 전쟁들.

나중에 19세기 나폴레옹이 러시아 침략할 때 양측이 60만씩 총합 120만 정도 동원. 1차세계대전은 7천만명 동원. 2차대전은 1억명 동원.

임진왜란도 동아시아 대전이라 할 만.

Deepseek은 너무 큰 성공이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에서 너무 영웅 대접을 받…

Deepseek은 너무 큰 성공이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에서 너무 영웅 대접을 받다보니 주요 연구자들은 여권을 회사에 맡겨야하는 조건이 생겼고 외부 투자자들이 너무 많이 접근해서 이제 회사에서 직접 안만나고 지방 정부에서 투자자들을 상대하고 있다한다. 준비중인 R2 모델이 충분한 성능이 안나와서 고민중인 것도 미국쪽 회사들이나 마찬가지인데 대중의 기대치는 어마어마한 상황. 사장 속 타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