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기개선 성공

2010년대 초중반만 해도 베이징은 세계 최악의 도시군에 속했다. PM2.5가 80~100㎍/㎥를 넘나드는 날이 흔했고, 바람이 멈추면 스모그는 며칠씩 머물렀다. 그런데 2013년 ‘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한 뒤 달라졌다. 공무원 승진도 공기질로 결정되고, 실패하면 경질되는 인사 시스템이 핵심이었다. 중국식 행정 동력이 가장 강하게 작동한 순간이었다.

2013년 이후 첫 감사에서 거의 2만명의 공무원이 징계 받았다. 어마어마한 예산이 들었고 대도시 일자리가 줄었지만 큰 공장들을 폐쇄하거나 지방으로 내려보내는데 성공했다. 가정난방용으로 석탄 등 매연을 많이 내는 시설들을 거의 전부 정부에서 비용을 주고 전기와 가스로 바꿨다. 전에 주목받지 못하던 자동차산업을 전기차산업으로 탈바꿈하며 매연 자체도 확 줄여버렸다. 농촌에서 농사 후 쥐불놓는 전통을 바이오연료 등 생산 현대적 처리 방식으로 바꿔줬다. 베이징의 지하철 노선은 2002년에 54km, 2013년에 440km에서 2024년 879km로 늘려 자동차 매연을 획기적으로 줄이기도 했다. 수도권까지 하면 서울도 1300km가 넘지만 서울 지하철 노선만 하면 아마 300km 수준인 걸로 안다. 중국은 이제 인공위성으로 감시하다가 대량 연기가 감지되면 바로 지역 공무원들이 출동해 해결하고 있다.

그 결과는 수치로 확인된다. 베이징은 최근 30~40㎍/㎥까지 내려왔고, 상하이는 50대에서 20대로, 광저우는 더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추가 하락을 이루었다. 청두·정저우처럼 지형적 악조건을 지닌 내륙 대도시조차 90~100대에서 40~50대로 움직였다. 급격한 하강 곡선이라는 점에서 중국 5대 도시의 변화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물다.

반면 델리·라호르·다카 등 인도 주요 도시는 여전히 80~150㎍/㎥ 수준이다. 이 대비 속에서 중국은 ‘오염 대국’에서 ‘속도전 성공 사례’로 위치가 바뀌었다. 서울은 15-20㎍/㎥ 다.

중국의 방식이 다른 나라에 그대로 이식되기는 어렵다. 공장 이전, 보조금, 대중교통의 대대적 확대, 농촌 난방 전환까지 사실 기존에 있던 대책들인데 권위주의 국가의 정부가 나서서 전방위 정책을 단기간에 밀어붙여 해결했고, 똑같이 재현할 수 있는 나라는 많지 않다. 그러나 도시 대기질이 단기간에 개선될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한 행정 구조가 무엇인지는 여러 나라가 참고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