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를 보면 알 수 있듯 BBC 이사회 구조를 그대로 가져다 좋은 민주적 제도를 만들어도 작정하고 망치려…
KBS를 보면 알 수 있듯 BBC 이사회 구조를 그대로 가져다 좋은 민주적 제도를 만들어도 작정하고 망치려 들면 망가진다. 저들의 공격에 취약한 모델이다.
우리 유권자조차도 완전히 믿을 수 없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생각해보면, 차라리 정치 권력이 통제하지 않는 닫힌 구조의 재단을 만들어 소수가 재단의 순수성을 책임지게 하고 차세대 지도부도 그 사람들이 뽑게 하는 게 더 오래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정수장학회 같은 건 앞으로 백년을 가도 변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딴지그룹을 공익재단으로 만들고 이사 임명권을 국회에 조금 주되, 대부분은 그냥 김어준에게 맡겨두는 거다. 김어준이 완벽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지금 그 일을 가장 잘하는 사람이고 그걸 앞으로도 한 20년 간은 아무도 막지 못하게 보장하는 방법이 이거기 때문에 이게 옳은 방법이다.
김어준이 지금 하는 일은 정상적 민주주의가 돌아가기 위해서는 최소한 있어야 하지만 주류 언론이 하지 않고 있는 언론의 역할이고, 그건 우리 정치 성향이나 김어준에 대한 호불호와 관계없이 사실이다. 이미 충분히 완벽해서가 아니라, 이 시점에는 좌파, 그리고 우파에게도,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한동훈에게도 최승호 사장에게도 최소한으로 필요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윤석열의 내란 타깃 1순위 중에 김어준이 있는 이유가 있다. 나라 뒤집어 권력 찬탈하는데 실제로 김어준 같은 존재가 방해가 된다는 뜻이다. 그럼 안전판으로 활용하면 된다.
다시 말하지만 그 일을 가장 완벽하게 하는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최소한 뉴스공장 정도는 있어야 이 나라가 망하지 않기 때문이고, 반대로 지금 이 시점에 이 나라를 전복시킬 목적으로 언론을 제압하려면 뉴스공장과 김어준을 잡으면 되기 때문이다. TBS에서 뉴스공장을 쫓아낸 오세훈도 이걸 알았고 계엄하자마자 김어준부터 잡아오라고 한 윤석열도 이걸 알았는데 우리만 계속 모른 척 하는 건 바보짓이다. 더 나은 언론들이 더 많이 생겨야 하겠지만, 일단 정권 되찾으면 최소한 이건 없애지 못하게 보호막을 좀 치자는 거다. 더 키워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게 하고.
추가로 김어준은 특이한 고집이 있는 사람이다. 딴지일보가 처음 히트해 어마어마한 금액의 인수 제안이 왔을 때 거부한 것도, 나꼼수로 어마어마한 상업적 기회가 왔을 때도 광고를 거부했던 것도, 아무리 털어도 나올 게 없는 평생을 산 것도 다 같은 이유다. 그의 정치 성향이나 그의 방식과 동의하건 하지 않건 이 사람은 그냥 민주주의자고 민주진보 진영주의자고, 돈 명예 그 무엇보다도 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민주진영의 민주주의자들이 주도하는 한국 정치다. 내가 말한 닫힌 재단에 딱 어울린다. 내가 보는 기준은 이 사람이 죽을 때까지 나와 같은 정치성향을 가지고 내가 원하는 사람들을 지지할 것인가가 아니라 이 사람이 하는 일이 우리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이고 그 일에 유능한가, 끝까지 저들과 타협하지 않을 사람인가이다.
보수 언론은 어차피 가짜뉴스 뿜어내는 곳이 아니면 우리가 안 건들이니까 현실적으로 형평성 문제도 없다. 저쪽은 종편 이미 많이 만들었잖아. 안그래도 조중동 판이던 걸 이명박 때 종편으로 이 모양을 만들어놨다. 딴지재단 만들어봤자 저쪽으로 확 기울어져 있는 거 이쪽으로 아주 쪼끔 다시 당겨오는 수준 밖에 안된다. 겸손해하지 않아도 된다. 맛있게 먹…. 자신있게 만들자.
망가진 KBS 구할 방법을 생각해보고, 방법 없으면 그냥 자산과 예산을 딴지재단으로 옮기고 딴지가 KBS 건물로 들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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